수도권에서 잘 나가는 의생명분야 신약개발 전문기업이 지방으로 내려오기는 쉽지 않다. 지방에선 우수 인력의 확보에서부터 연구개발 및 임상시험 등을 진행할 수 있는 관련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고정관념 때문이다.
김해시 주촌면 골든루트산단 내 김해의생명진흥원에 입주한 ㈜아피셀테라퓨틱스는 이 같은 선입견을 깨고 스스로 지역으로 내려온 기업이란 점에서 주목을 끈다.
이 회사 유종상 대표는 “김해강소특구는 첨단바이오의약품 개발 및 산업화를 위한 클러스터 조성에 최적화된 입지조건을 가지고 있고, 부·울·경의 의료 인프라에 기반한 임상연계와 의료빅데이터와 같은 연구자원의 확보가 용이할 뿐만 아니라 선진적인 물류시스템 및 세제혜택 등 사업하기 좋은 조건을 동시에 갖추고 있어서 본사 이전을 과감히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웅제약·영국 아박타 합작사로
2020년 김해의생명진흥원에 입주
기존 중간엽줄기세포 한계성 보완
활성화 면역체계 진정·항상성 유도
당뇨병·자가면역질환 등에 적용
직원 80% 석·박사급 R&D 전담 등
우수 경쟁력 보유 인력구성 갖춰
“글로벌기업에 기술이전·상장 목표”
회사는 국내 유명 제약회사인 대웅제약과 영국의 바이오텍 아박타(Avacta)가 2018년부터 약 1년 6개월여간의 논의 끝에 양사 핵심 요소기술들을 융합하고 자본을 공동출자해 2020년 1월 합작사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대웅제약은 2013년부터 대량 배치생산과 높은 공정재현성을 담보한 중간엽줄기세포치료제로 개발해 왔던 DW-MSC가 갖는 장기계대안정성의 장점을 십분 활용, 유전자조작을 통해 치료 및 활성이 더욱 강화된 새롭고 혁신적인 세포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하고자 했고, 아박타는 자신들의 혁신적인 유사항체치료제 플랫폼인 아피머 (Affimerⓡ)가 지니는 체내에서의 짧은 반감기와 같은 단점을 극복하고자 세포치료제 기술과의 접목을 위해 파트너를 찾고 있었던 것이다.
현재 회사는 기존 성체조직유래 중간엽줄기세포의 한계성을 극복한 DW-MSC에 면역조절능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도록 선발된 아피머 유전자를 도입해 면역조절에 최적화된 차세대 세포유전자치료제 플랫폼인 ‘AFX 플랫폼’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는 질환으로 붕괴된 면역체계의 항상성을 유지하게 하는 이른바 면역관용을 유도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회사는 AFX플랫폼과 관련해 두 가지 파이프라인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 첫 번째인 AFX001은 DW-MSC가 면역관용을 유도하는 아피머 단백질을 세포 밖으로 분비하도록 유전자를 조작해 줌으로써 과도하게 활성화된 면역세포인 T 세포와 B 세포를 안정적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장기이식거부반응이나 이식편대숙주질환을 적응증으로 하는 치료제이다. 두 번째인 AFX002는 또다른 아피머 단백질을 DW-MSC세포표면에 발현할 수 있도록 설계해 면역관용 유도의 핵심인자인 조절 T 세포(regulatory T cell)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비이상적으로 활성화된 면역체계를 진정시켜 항상성을 유도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으며, 다발성경화증과 제1형 당뇨병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에 그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세포유전자치료제와 같은 첨단바이오의약품은 기존 의약품 개발 방식과 더불어 고도의 첨단 기술을 융합해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연구개발에서부터 인허가, 생산 및 물류 등에 이르기까지 각 프로세스의 밸류체인을 효율적으로 묶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회사 설립 초기부터 오픈이노베이션(대웅그룹의 오픈콜라보레이션) 전략을 착실히 실행에 옮겨오고 있다. 현재 직원은 상근 19명·비상근 3명이고, 이 중 80% 이상이 석·박사급의 R&D 전담 인력으로 구성돼 있으며, 영국 아박타사도 AFX플랫폼 전담 R&D 인력 10명을 포진시켜 실질적으로는 우수한 경쟁력을 보유한 32명의 인력구성을 갖추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유종상 대표는 “현재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은 허가기관의 첨단바이오의약품 인허가 규정에 따라 임상시험 등을 거쳐 장기간 개발돼야 하므로 현재는 매출을 발생시키기 어렵지만, 2023년부터 AFX플랫폼의 우수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바이오제약 기업에 기술이전 및 라이센싱을 통한 매출을 발생시켜 2025년 말에는 코스닥에 상장하는 것이 목표이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명용 기자